“이 상태라면 살릴 수도…” 수백 년 만에 얼음 속에서 발견된 소녀의 안타깝고 믿기 힘든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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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 대륙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지대 해발 6,750미터의 유야이야코 화산 정상은 만년설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던 장소입니다.

산소도 희박하고 칼바람과 살을 내는 추위에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죽음의 땅인데요. 이곳에 가까스로 도달한 탐사대는 상상하지도 못한 미스터리와 마주하고 경악을 금지 못했습니다.

탐사대 중 한 명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연적으로는 절대 생길 수 없는 구멍 같은 게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 쪽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사람 머리카락이 보였습니다.”

죽음의 땅에서 탐사대가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소녀였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잔뜩 웅크린 자세로 꼼짝도 하지 않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추위에 꽁꽁 얼어버린 소녀를 깨우려고 손을 드는 순간 탐사대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갑고 꽉꽉 언 채로 꼼짝도 하지 않으며 깊은 잠에 빠진 듯한 소녀는 500년 전 얼음 속에 묻힌 미라였습니다.

지난 1999년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을 조사하던 탐사대는 해발 6,700m 지역에서 미라 3구를 발견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소녀미라 2구와 소년미라 1구였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녀 미라는 당시 13~15살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데스 산맥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전문가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미라가 된 어린이들은 500년 전에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500년 전 남아메리카 전역을 점령했던 잉카제국 때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얼음 속에 파묻혀 잠든 지 500년 만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라의 보존 상태가 소름끼칠 만큼 완벽했습니다. 피부도 썩지 않았으며 머리카락과 얼굴의 손털까지 그대로였습니다. 누군가 깨우면 금방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날 것만 같았죠.

연구진들은 미라의 내부까지 살펴보기 위해 CT 촬영을 진행했다가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죽은 지 500년이나 지난 미라의 심장에 혈액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산 사람의 피보다 더 선홍빛이었습니다. 뇌 손상도 거의 없고 미라의 내부 장기는 그야말로 완벽한 상태였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미라에서 어떤 방부제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혹독한 추위 속에서 500년간 방치됐을 뿐입니다. 자연 상태에서 미라가 이렇게 완벽하게 보존된 경우는 처음이었는데요.

그래서 이 미라는 잉카 얼음 소녀라고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잉카 얼음 소녀가 이렇게 완벽하게 보존된 명확한 원인은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던 전문가들은 미래가 처음 발견됐던 장소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미라는 금, 은, 조개껍데기, 깃털 등과 함께 발견됐는데요. 특히 조개껍데기는 잉카인들이 신에게 바치던 제물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어린이들도 제물로 희생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영국 브레드포드 대학교의 앤드루 월슨 박사는 잉카 얼음 소녀의 머리카락을 조사했는데요.

소녀 미라의 머리카락은 수많은 비밀을 품고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어린이들이 숨진 그 해부터 잉카제국의 고위층이 즐겨 먹던 고기와 옥수수를 다량으로 섭취한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잉카인들은 제물로 바쳐질 어린이들에게 값비싼 음식을 먹여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죽기 약 6개월 전부터 어린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렸습니다. 그러다 죽기 일주일 전 어린이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을 억지로 복용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린이들이 복용한 정체불명의 물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미라의 머리카락에 그 증거가 남아 있었는데, 바로 술과 약물이었습니다.

잉카인들은 제물로 바쳐질 어린이들이 겁에 질리지 않도록 상당히 많은 양의 술과 약물을 먹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녀 미라의 머리카락에서 유독 술과 약물 성분이 많이 검출됐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나이가 많은 소녀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죽을 운명임을 직감한 소녀가 저항하고 불안에 떨자 잉카인들이 그 소녀에게 더 많은 술을 먹이면서 진정시켰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잉카인들은 수많은 어린이들을 희생시켜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활용했습니다. 지난 2015년에도 페루 빌카밤바 산맥에서 잉카제국 어린이들의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안겼는데요.

잉카제국에서는 왕이 죽거나 자연재해가 있을 때 카파코차를 진행했습니다. 카파코차는 순수하다고 여겨지는 여성이나 어린이를 제물로 바치는 잉카 문명의 의식이었습니다.

잉카인들은 희생 당하는 어린이들이 고통 없이 떠날 수 있도록 술이나 약을 먹였다고 하는데요. 아무 죄 없이 얼음 속에서 쳐 눈을 감은 아이들에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잉카 소녀 미라가 완벽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던 명확한 원인과 배경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이 미라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잉카제국의 어린이들이 미라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이유는 밝혀졌습니다. 바로 어른들이 강요한 희생 때문이었습니다.